캐나다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면 "RESP 하나는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꼭 듣게 됩니다. 은행에 가면 상품 설명은 해주는데, 정작 얼마를 언제 넣어야 정부 보조금을 다 받는지는 흐지부지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RESP는 자녀 교육비 전용 적립 계좌이고, 여기에 돈을 넣으면 연방정부가 납입액의 20%를 얹어줍니다(CESG). 한 해에 2,500달러를 넣으면 500달러가 따라오고, 자녀 한 명당 평생 최대 7,200달러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이 낮으면 여기에 연 50~100달러가 더 붙고, 저소득 가정은 아예 한 푼도 안 넣어도 최대 2,000달러(CLB)를 받습니다. BC 거주자는 6~8세 사이에 신청하면 1,200달러를 추가로 받습니다.
이 글에서는 보조금 종류와 금액, 매년 얼마를 넣어야 손해가 없는지, 계좌를 어디서 열지, 그리고 아이가 대학에 가지 않았을 때 돈이 어떻게 되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수치는 2026년 9월 기준 캐나다 정부 공식 자료를 확인한 내용입니다.
RESP는 어떤 구조인가요
RESP(Registered Education Savings Plan)는 자녀의 고등학교 이후 교육비를 위해 만드는 등록 계좌입니다.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 가입자(Subscriber) — 계좌를 열고 돈을 넣는 사람. 부모, 조부모, 친척, 지인 누구나 가능합니다.
- 수익자(Beneficiary) — 나중에 교육비로 돈을 받을 자녀.
- 운용기관(Promoter) — 계좌를 개설해주는 은행·증권사·전문 RESP 회사.
납입금 자체는 세금 공제가 되지 않습니다. RRSP와 다른 점입니다. 대신 계좌 안에서 생긴 이자·배당·매매차익에 인출할 때까지 세금이 붙지 않고, 나중에 학생 본인 소득으로 과세됩니다. 학생은 대체로 소득이 없거나 적어서 실제 세금이 거의 나오지 않는 구조입니다.
계좌를 열려면 자녀의 SIN(사회보험번호)이 필요하고, 납입 시점에 자녀가 캐나다 거주자여야 합니다. 갓 도착한 가정이라면 SIN 발급이 사실상 첫 단계입니다.
정부가 얹어주는 돈: CESG·CLB·주정부 보조금
RESP의 핵심은 투자 수익이 아니라 정부 보조금입니다. 세 갈래로 나뉩니다.
| 보조금 | 금액 | 조건 |
|---|---|---|
| 기본 CESG | 납입액의 20%, 연 최대 500달러 평생 최대 7,200달러 | 납입 필요. 자녀가 17세가 되는 해 말까지 |
| 추가 CESG | 첫 500달러 납입분에 대해 연 50~100달러 | 조정가족순소득 기준(아래 표) |
| CLB(캐나다 러닝본드) | 첫 해 500달러 + 매년 100달러 평생 최대 2,000달러 | 납입 불필요. 저소득 가정, 2004년 1월 1일 이후 출생 |
| BCTESG(BC주) | 일회성 1,200달러 | BC 거주, 자녀 6세 생일~9세 생일 전날 사이 신청 |
| QESI(퀘벡주) | 환급형 세액공제, 평생 최대 3,600달러 | 퀘벡 거주 |
소득에 따른 CESG 차이 (2026년 기준)
| 조정가족순소득 | 첫 500달러에 대한 추가 CESG | 첫 2,500달러에 대한 기본 CESG | 연간 최대 |
|---|---|---|---|
| 58,523달러 미만 | 20% = 100달러 | 20% = 500달러 | 600달러 |
| 58,523~117,045달러 | 10% = 50달러 | 20% = 500달러 | 550달러 |
| 117,045달러 초과 | 해당 없음 | 20% = 500달러 | 500달러 |
CLB는 조금 다르게 움직입니다. 2026년 7월 1일~2027년 6월 30일 기준으로 자녀가 1~3명인 가정은 조정가족소득 58,523달러 이하, 4명은 66,036달러 미만, 5명은 73,577달러 미만이면 대상입니다. 주 양육자가 매년 세금신고를 해야 하고 CCB(육아수당) 수급 자격이 있어야 합니다. CLB는 소급 적용되며, 자녀가 18세가 되기 전날까지 부모가 신청할 수 있고 본인이 직접 신청하려면 21세 생일 전날까지입니다.
한 해에 얼마를 넣어야 손해가 없나요
실무적으로 기억할 숫자는 연 2,500달러 하나입니다. 이만큼 넣으면 기본 CESG 500달러가 꽉 찹니다. 그 이상 넣어도 그 해 기본 보조금은 500달러에서 멈춥니다.
다만 이월(carry forward)이 있습니다. 어떤 해에 적게 넣어서 보조금을 다 못 받았다면, 다음 해 이후에 더 넣어서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한 해에 최대 5,000달러 납입분까지 인정돼 연 1,000달러까지 CESG를 받을 수 있습니다. 늦게 시작한 가정에 중요한 규칙입니다.
- 납입에 연간 한도는 없습니다. 다만 자녀 한 명당 평생 5만 달러가 상한입니다.
- 상한을 넘기면 초과분에 대해 매월 1%의 세금이 붙습니다. 인출할 때까지 계속 붙으니 주의하세요.
- CESG는 자녀가 17세가 되는 해 말까지만 받을 수 있습니다.
- 16~17세에 처음 시작하는 경우에는 제한이 있습니다. 15세가 되는 해 말까지 총 2,000달러 이상이 납입돼 있었거나, 이전 4개 연도에 각각 100달러 이상 납입한 기록이 있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늦어도 15세 되는 해까지는 계좌를 열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정부 보조금(CESG·CLB·주정부 지원금)은 평생 5만 달러 한도 계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계좌는 어디서 여는 게 좋을까
개설 창구는 크게 세 가지이고, 성격이 꽤 다릅니다.
| 구분 | 특징 | 확인할 점 |
|---|---|---|
| 은행·크레딧유니온 | 기존 거래 은행에서 바로 개설. 창구 상담 가능 | 추천 상품이 자사 뮤추얼펀드 위주인 경우가 많아 보수(MER) 확인 |
| 온라인 증권사·로보어드바이저 | 보수가 낮고 ETF 직접 운용 가능 | BCTESG 등 주정부 보조금 취급 여부를 반드시 확인 |
| 그룹 RESP(Scholarship plan) | 전문 회사가 운용하는 공동 적립형 | 중도 해지 수수료·납입 스케줄 의무가 강한 편. 계약서를 끝까지 읽어보세요 |
어디서 열든 보조금 금액 자체는 동일합니다. 차이가 나는 건 수수료와 해지 조건입니다. 특히 그룹형은 정해진 스케줄대로 납입하지 못하면 불이익이 생길 수 있으니,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초기 정착 가정이라면 신중히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형제가 여럿이면 가족형(Family plan)을 고려해보세요. 한 계좌에 여러 자녀를 수익자로 넣을 수 있고, 한 아이가 진학하지 않으면 다른 아이에게 돌리기가 수월합니다. 단 CESG는 자녀별로 7,200달러 한도가 따로 계산됩니다.
꺼낼 때: EAP와 원금 환급의 차이
자녀가 진학하면 RESP에서 두 종류의 돈이 나옵니다. 이 구분을 모르면 세금에서 손해를 봅니다.
- EAP(Educational Assistance Payment) — 정부 보조금 + 투자수익 부분. 학생의 소득으로 과세됩니다.
- 원금 환급(Refund of contributions) — 부모가 넣은 원금. 세금이 없습니다.
EAP에는 초기 한도가 있습니다. 풀타임 과정은 등록 후 첫 13주 동안 8,000달러까지, 파트타임 과정은 13주 기간당 4,000달러까지입니다. 13주를 넘기면 풀타임은 한도가 사라집니다. 학비가 평균보다 크게 높은 프로그램은 운용기관을 통해 초과 승인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금 관점에서는 EAP를 학생 소득이 적은 해에 최대한 먼저 빼는 것이 유리합니다. 학생은 기본 인적공제와 학비 세액공제(T2202)를 쓸 수 있어서 실제 납부세액이 0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T2202 학비 세액공제 가이드에 정리해두었습니다.
한 가지 더. CESG와 CLB를 EAP로 받으려면 학생이 캐나다 거주자여야 합니다. 자녀를 해외 대학에 보낼 계획이라면 거주자 판정을 미리 확인하세요.
아이가 대학에 가지 않으면 돈은 어떻게 되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 원금은 언제든 돌려받습니다. 세금 없이 가입자에게 반환됩니다.
- 정부 보조금은 반납합니다. CESG·CLB는 정부로 돌아갑니다.
- 투자수익은 AIP로 뺄 수 있습니다. 이때 일반 소득세에 더해 추가세 20%(퀘벡 거주자는 12%)가 붙습니다.
- RRSP로 옮기면 그 세금을 피할 수 있습니다. 본인 또는 배우자 RRSP 납입 여유(deduction room)가 있으면 평생 최대 5만 달러까지 과세 대상 AIP를 줄일 수 있습니다.
AIP를 받으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가입자가 캐나다 거주자여야 하고, 일반적으로 계좌 개설 9주년이 지난 후 모든 수익자가 21세 이상이면서 EAP 수급 자격이 없어야 합니다. 첫 AIP가 지급되면 그 다음 해 2월 말까지 계좌를 정리해야 합니다.
급하게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 RESP는 개설 31주년이 속한 해 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35주년이 속한 해 말까지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몇 년 쉬었다가 컬리지에 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으니, 서둘러 해지하기 전에 시간 여유를 먼저 계산해보세요.
정리: 순서대로 하면 이렇습니다
- 자녀 SIN 발급 → 금융기관에서 RESP 개설(가능하면 가족형 검토)
- 개설 시 CESG·CLB 신청서를 같이 작성 — 신청하지 않으면 보조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 BC 거주자는 자녀 6세 생일 이후 BCTESG 1,200달러 별도 신청
- 연 2,500달러를 목표로 납입, 못 채운 해는 이월 활용(연 최대 5,000달러)
- 진학 후 EAP를 학생 소득이 낮은 해에 우선 인출
교육비 전체 그림은 캐나다 유학 비용 총정리와 학자금 대출·그랜트 가이드를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여유 자금 운용까지 고민 중이라면 TFSA 가이드도 참고하세요.
보조금 금액과 소득 기준은 매년 조정되므로 최신 정보는 Canada.ca의 교육저축 페이지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가족 상황과 소득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으니, 금액이 커지는 경우에는 세무·재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