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렌트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 이사, 귀국, 이직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워야 한다면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서브렛(재임대)은 세입자 지위를 유지한 채 다른 사람에게 임시로 세를 놓는 방법이고, 어사인먼트(Assignment, 양도)는 계약 자체를 새 세입자에게 완전히 넘기는 방법이며, 조기 종료(리스 브레이크)는 임대인과 직접 협의해 계약을 정해진 날짜에 끝내는 방법입니다.
세 가지 방법 모두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BC·온타리오·알버타 모두 임대인이 합리적 이유 없이 서브렛이나 양도를 거절할 수 없다고 명시하지만, 임대인이 응답하지 않거나 거절할 때 세입자가 취할 수 있는 절차와 기한은 주마다 다릅니다. 동의 없이 렌트를 내지 않고 그냥 떠나면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또는 임대인이 새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 밀린 렌트를 청구받을 수 있고, 이 채무가 신용 기록에 남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알아야 합니다.
이 글은 세입자 권리 전반이 아니라 계약을 중도에 끝내는 구체적인 방법에만 집중합니다. 세입자 권리 개괄은 하단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2026년 8월 기준 공식 자료 확인)
서브렛(재임대) vs 어사인먼트(양도) vs 조기 종료, 무엇이 다른가요
세 가지 방법은 세입자가 계약에 대해 지는 책임의 무게가 다릅니다.
- 서브렛: 세입자가 일정 기간 집을 비우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서브테넌트)이 렌트를 내며 거주합니다. 원래 세입자는 여전히 임대인과의 계약 당사자로 남고, 사실상 서브테넌트에게는 임대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서브테넌트가 렌트를 밀리거나 집을 훼손하면 원래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책임을 집니다.
- 어사인먼트(양도): 세입자가 완전히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계약 자체를 통째로 넘겨받습니다. 임대인이 승인하면 원래 세입자의 책임은 종료되고, 새 세입자가 기존 계약 조건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 조기 종료(리스 브레이크): 서브렛이나 어사인먼트 없이, 세입자와 임대인이 합의해 계약을 정해진 날짜에 끝내는 방법입니다.
임대인 동의, 꼭 받아야 하나요 (BC·온타리오·알버타)
결론부터 말하면 세 주 모두 "예"입니다. 다만 임대인이 응답하지 않거나 부당하게 거절할 때 세입자가 취할 수 있는 절차와 기한이 다릅니다.
- BC: 서면 동의가 필요합니다. 고정기간 계약에 6개월 이상 남았다면 임대인이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할 수 없습니다. 6개월 미만이거나 월세 계약이면 임대인 재량으로 거절할 수 있고,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RTB에 분쟁해결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온타리오: 어사인먼트는 요청 후 7일 안에 임대인이 답하지 않거나 거절하면, 세입자가 N9로 조기종료를 통지할 수 있습니다(요청 후 30일 이내, 최소 30일 전 예고). 서브렛도 서면 동의가 필요하며, 부당한 거절에는 LTB에 A2 신청서를 낼 수 있습니다.
- 알버타: 서면 동의가 필요하고, 임대인이 거절하려면 14일 안에 서면으로 이유를 밝혀야 합니다. 14일 안에 답이 없으면 동의로 간주되며, 별도 수수료도 부과할 수 없습니다.
BC·온타리오·알버타 조기 해지 규정 한눈에 비교
| 구분 | BC | 온타리오 | 알버타 |
|---|---|---|---|
| 서브렛 동의 | 서면 동의 필요, 고정기간 6개월 이상 남으면 부당거절 금지 | 서면 동의 필요(RTA 97조), 원세입자가 서브테넌트 행위에 계속 책임 | 서면 동의 필요, 거절 시 14일 내 서면 사유 통보 |
| 어사인먼트(양도) 동의 | 서면 동의 필요, 6개월 이상 남으면 부당거절 금지 | 서면 동의 필요(RTA 95조), 승인되면 원세입자 책임 종료 | 서면 동의 필요, 14일 내 무응답 시 동의로 간주 |
| 임대인 무응답 시 | 법정 응답 기한 명시 없음, 지연 시 RTB 분쟁해결 신청 가능 | 양도 요청 후 7일 내 무응답 시 N9로 조기종료 가능 | 14일 내 무응답 시 동의한 것으로 간주 |
| 무단 퇴거 시 렌트 책임 | 임대인의 실제 손실만큼 배상, 임대인의 재임대(mitigation) 노력 의무 있음 | 재임대되는 날, 또는 정상 통지 시 가능했던 최단 종료일 중 이른 날까지 책임 | 계약 종료일까지 렌트 지급 의무, 단 임대인의 재임대 노력 의무 있음 |
| 분쟁 해결 기관 | Residential Tenancy Branch (RTB) | Landlord and Tenant Board (LTB) | RTDRS (에드먼턴·캘거리, 청구액 5만 달러 이하) |
동의 없이 그냥 나가면 생기는 법적 책임
세 주 모두 공통적으로, 정당한 절차 없이 나가면 임대인은 계약 종료일까지(또는 정상 통지로 가능했던 최단 종료일까지) 밀린 렌트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임대인에게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새 세입자를 구하려는 합리적 노력(mitigation) 의무가 있으므로, 재임대에 성공하면 그 시점부터 세입자의 책임이 줄어들거나 끝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보증금(security deposit)은 밀린 렌트의 일부만 충당하며, 부족분은 소액소송(Small Claims Court)이나 각 주 분쟁기관을 통해 별도로 청구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법원 판결 없이도 밀린 렌트를 채권추심업체나 렌트 리포팅 서비스를 통해 신용평가사에 직접 보고하는 임대인이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남은 미납 채무는 신용 기록에 최대 6년가량 남을 수 있어, 이후 다른 곳에서 렌트 계약을 새로 맺거나 대출을 받을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절차 체크리스트
- 계약서를 확인합니다. 서브렛·어사인먼트 금지 조항과 고정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 임대인에게 서면(이메일 등)으로 요청합니다. 이유와 희망 종료일, 후보자 정보를 명시하고 발송 날짜를 기록해두세요.
- 후보자 서류를 준비합니다. 신용조회 동의서, 소득 증빙 등을 미리 갖추면 검토가 빨라집니다. 단, 승인 자체에 대한 수수료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 임대인의 응답을 기다립니다. 온타리오는 7일, 알버타는 14일이 기준이며, BC는 명시된 기한이 없으므로 합리적 기간을 넘기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세요.
- 거절당하거나 응답이 없으면 각 주 분쟁기관에 신청합니다. BC는 RTB, 온타리오는 LTB(Form A2·N9), 알버타는 RTDRS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합의가 이뤄지면 서브리스 계약서나 어사인먼트 동의서를 작성해 임대인의 서명을 받아두세요. 이 기록은 나중에 분쟁이 생겼을 때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정리와 다음 단계
서브렛은 책임이 남는 임시 조치, 어사인먼트는 승인되면 책임이 완전히 넘어가는 영구 조치, 조기 종료는 임대인과의 직접 협상입니다. 세 방법 모두 서면 동의가 원칙이며, 이를 건너뛰고 무단으로 나가면 밀린 렌트 청구와 신용 기록 훼손이라는 두 가지 리스크를 함께 안게 됩니다. 지금 계약서와 남은 기간부터 확인하고, 임대인에게 서면으로 먼저 알리는 것이 가장 안전한 첫걸음입니다.
세입자로서의 기본 권리와 의무를 다시 확인하고 싶다면 아래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BC·온타리오·알버타 각 주의 렌트 인상, 통지 기간, 보증금 규정 등 전반적인 내용을 다룹니다.
서브렛이나 어사인먼트로 새로운 세입자를 들인다면, 계약 인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손해에 대비해 세입자 보험 가이드도 함께 확인해두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