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딜러십에 가면 영업사원이 거의 반드시 묻습니다. "리스로 하시겠어요, 파이낸싱으로 하시겠어요?" 그리고 대화는 곧바로 월 납입금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월 $450과 월 $520을 비교하면 당연히 앞이 싸 보이지만, 이 숫자만으로는 어느 쪽이 유리한지 알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차를 오래 타실 계획이면 파이낸싱이나 현금이 유리하고, 3~4년마다 새 차로 바꾸실 계획이면 리스가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두 방식은 세금이 붙는 구조가 다르고, 트레이드인(중고차 하부)의 효과도 다릅니다. 이 두 가지를 모르면 계산이 어긋납니다.
아래 세율과 한도는 2026년 7월 기준 BC 재무부·온타리오 재무부·캐나다 금융소비자원(FCAC)·재무부 공식 자료에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세율과 한도는 개정되니 계약 전에는 공식 사이트에서 다시 확인해 주세요.
리스와 파이낸싱은 무엇이 다른가
FCAC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리스는 장기 렌트입니다. 보통 3~5년 계약이고, 끝나면 차는 내 것이 아닙니다(매입 옵션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파이낸싱은 대출로 차를 사는 것이라 마지막 납입이 끝나면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옵니다.
리스 월 납입금이 낮은 이유는 단순합니다. 차값 전체가 아니라 계약 기간 동안 줄어드는 가치(감가)만큼만 내기 때문입니다. 계약 종료 시점에 차가 얼마짜리로 남아 있을지를 미리 정해 두는데, 이를 잔존가치(buyback / residual value)라고 합니다.
여기서 알아 두실 점이 있습니다. 잔존가치는 리스 회사나 제조사가 정하고, 같은 기간·같은 주행거리 조건이면 협상해서 깎은 차값과 무관하게 동일합니다. 즉 차값을 잘 깎았다면 그만큼 리스료가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FCAC가 정리한 감가 수치도 참고할 만합니다. 새 차는 1년 뒤 구입가보다 약 25% 낮은 가치가 되고, 이후 4년 동안 매년 15~25%씩 가치를 잃습니다. 리스료의 정체가 바로 이 감가입니다.
세금: 리스와 구매는 붙는 방식이 다릅니다
BC의 경우
BC는 GST 5%와 PST가 따로 붙습니다. 승용차 PST는 가격대별로 달라집니다.
| 구입가 / 리스 과세기준가 | 승용차 PST |
|---|---|
| $55,000 미만 | 7% |
| $55,000 ~ $55,999.99 | 8% |
| $56,000 ~ $56,999.99 | 9% |
| $57,000 ~ $124,999.99 | 10% |
| $125,000 ~ $149,999.99 | 15% |
| $150,000 이상 | 20% |
주의할 점 세 가지입니다.
- 리스도 같은 표를 씁니다. 다만 기준이 되는 것은 리스 회사가 그 차를 처음 리스에 내놓은 시점의 시장가치입니다.
- 리스의 PST는 '리스 가격 전체'에 붙습니다. 월 납입금뿐 아니라 계약금, 반납 수수료, 초과 주행 요금, 금융 수수료, 중도해지 수수료, 의무 보증까지 포함됩니다.
- 리스에서는 트레이드인이 PST를 줄여 주지 않습니다. 구매할 때는 트레이드인이 과세표준을 낮춰 주지만 리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리스에서 구매로 넘어갈 때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리스 만기에 차를 사는 바이아웃은 별도의 매매라 그 금액에 PST가 다시 붙습니다. 리스 기간 내내 세금을 내고, 살 때 또 냅니다. 참고로 BC 개인 간 중고 거래의 PST는 12%인데, 이는 고급차 세율이 아니라 개인 거래에 적용되는 별도 세율입니다.
온타리오의 경우
온타리오는 HST 13%로 단순합니다. 딜러에서 사든 리스하든 13%가 붙고, 리스는 매달 납입금마다 HST가 부과됩니다. 개인 간 거래는 ServiceOntario에서 RST 13%를 내는데, 과세표준은 실제 구입가와 캐나다 레드북 가치 중 큰 쪽입니다. 그리고 온타리오는 트레이드인이 RST를 줄여 주지 않습니다.
중고차 개인 거래의 세금·명의이전 절차는 캐나다 중고차 구매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장기 할부의 함정: 마이너스 에쿼티
월 납입금을 낮추는 가장 쉬운 방법은 기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FCAC는 72개월(6년) 이상을 장기 대출로 분류하고 별도의 경고를 붙였습니다.
공식 예시가 명확합니다. $25,000을 연 5%로 빌릴 때 36개월이면 이자 $1,974, 84개월이면 이자 $4,681입니다. 같은 돈을 빌리고 $2,707을 더 내는 셈입니다.
더 중요한 건 마이너스 에쿼티입니다. FCAC 예시를 보면, $31,300짜리 차에 세금·수수료 $3,700을 얹어 $35,000을 8년 할부(연 4%, 월 약 $425)로 빌린 경우 이렇게 됩니다.
| 시점 | 차 가치보다 빚이 많은 금액 |
|---|---|
| 계약 당일 | $3,700 |
| 1년 후 | $7,725 |
| 2년 후 | $8,520 |
이 상태에서 차를 팔거나 트레이드인하면 남은 빚이 새 차 할부에 얹혀 갑니다. FCAC의 권고는 명확합니다. 예산 안에서 차를 고르고, 감당 가능한 가장 짧은 기간을 선택하고, 계약금을 넣고, 마이너스 에쿼티 상태에서는 트레이드인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참고로 캐나다 중앙은행 기준금리는 2026년 7월 15일 회의에서 2.25%로 동결됐습니다. 다음 발표는 9월 2일입니다. 딜러 프로모션 금리(0%, 1.9% 등)는 제조사 보조 금리라 기준금리와 직접 연동되지 않으니, 현금 할인과 저금리 프로모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총액으로 비교하셔야 합니다.
주행거리 제한과 반납 비용
리스 계약에는 연간 주행거리 한도가 붙습니다. 실무적으로 알아 두실 점 두 가지입니다.
- 남은 거리는 환급되지 않습니다. 한도를 다 못 써도 돌려받는 돈은 없습니다.
- 초과할 것 같으면 미리 사 두는 편이 쌉니다. 계약 시점에 추가 주행거리를 선구매하는 단가가 반납 시 부과되는 페널티보다 대체로 낮습니다.
또 모든 리스 계약에는 리스 회사가 정한 수리 기준(repair standard)이 있습니다. 반납할 때 마모와 손상을 이 기준으로 평가해 비용을 청구합니다. 작은 흠집이라도 반납 전에 사진을 찍어 두고 수리 견적을 미리 받아 보시면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현금 구매는 언제 유리한가
현금으로 사면 이자가 0이라 총액이 가장 적습니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한 가지를 더 고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신용 이력입니다. 자동차 할부는 정기 납입 기록이 쌓이는 대표적인 신용 상품이라, 이민 초기에 신용점수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신용점수만을 위해 이자를 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신용카드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습니다. 자세한 방법은 캐나다 신용점수 만들기를 참고하세요.
자영업자나 사업소득이 있는 분이라면 세금 측면도 봐야 합니다. 2026년 기준 CRA·재무부 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2026년 한도 (세전) |
|---|---|
| 리스료 공제 한도 | 월 $1,100 |
| 승용차 감가상각(Class 10.1) 상한 | $39,000 (2025년 $38,000에서 인상) |
| 무공해 승용차(Class 54) 상한 | $61,000 |
| 차량 대출 이자 공제 한도 | 월 $350 |
리스료 공제는 단순히 월 $1,100에서 잘리는 것이 아니라, T2125 등의 'Chart C' 계산을 거쳐 MSRP 기준 안분액과 비교해 둘 중 작은 금액이 적용됩니다. 사업용 차량 처리는 개인 상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므로 회계사 상담을 권합니다.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사실 하나. 캐나다에는 자동차 계약의 청약철회 기간(cooling-off period)이 사실상 없습니다. 온타리오 정부는 "주법상 자동차 계약에는 청약철회 기간이 없으므로 서명 전에 결정을 확실히 하라"고 명시하고 있고, 연방 소비자 안내도 대부분의 주에서 마찬가지라고 설명합니다.
대신 계약서에서 확인하실 것들이 있습니다.
- 리스 공시서(lease disclosure statement): 주법상 계약 전에 받아야 하는 서류로, 리스 총비용과 의무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온타리오에서는 4개월 이상 리스에 대해 기간, 납입액과 횟수, 내재 금융비용과 연이율(APR)까지 표시해야 하고, 이 서면을 받지 못했다면 내재 금융비용을 지불할 의무가 없습니다.
- 총액 기준 비교: 월 납입금이 아니라 '내가 계약 기간 동안 낼 총액 + 만기 시 남는 것'으로 비교하세요.
- 딜러 등록 여부: 온타리오는 OMVIC, BC는 Vehicle Sales Authority(VSA)에 딜러가 등록되어 있어야 합니다.
온타리오에는 소비자 보호 장치가 몇 가지 더 있습니다. 주행거리, 연식·모델, 사고 이력(salvage/rebuilt), 과거 용도(택시·렌터카·경찰차 등) 공시가 부정확하거나 누락되면 90일 이내 계약 취소가 가능하고, 등록 딜러의 광고 가격은 세금 외에 추가 항목을 붙일 수 없습니다. 딜러 보상기금은 최대 $45,000까지 보호하지만 개인 거래와 주외 구매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또 할부금의 3분의 2 이상을 납입한 뒤에는 법원 명령 없이 차를 압류할 수 없습니다.
정리: 어떤 경우에 무엇을 고를까
| 내 상황 | 유리한 선택 |
|---|---|
| 한 차를 7년 이상 탈 계획 | 현금 또는 짧은 기간 파이낸싱 |
| 3~4년마다 새 차로 교체 | 리스 |
| 연 주행거리가 많다(2만km 이상) | 파이낸싱 (리스 초과 요금 부담) |
| 사업용으로 쓰고 경비 처리한다 | 회계사와 상담 후 결정 |
| 목돈은 있으나 신용 이력이 없다 | 현금 + 신용카드로 이력 별도 관리 |
마지막으로 이민 오신 지 얼마 안 된 분들께 유용한 정보 하나. BC는 다른 주에서 이주하며 차를 가져올 경우, BC 주민이 되기 30일 이전부터 소유하고 있었고 1년 이내에 반입하면 PST가 면제됩니다. 온타리오도 비슷한 규정이 있어 주 밖에서 1년 이상 거주했고 이주 30일 전부터 소유했으며 6개월 이내에 반입하면 RST가 면제됩니다. 주간 이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확인해 보세요.
보험까지 포함한 실제 유지비 계산은 캐나다 자동차보험 가입 가이드를 함께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금액이 큰 결정이니 계약 전에는 반드시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세율을 확인하시고, 개인 재무 상황에 따른 판단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