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캐나다로 오신 분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낸 국민연금, 그냥 없어지나요?" 반대로 캐나다에서 오래 일한 뒤 한국행을 고민하는 분은 "CPP를 한국에서도 받을 수 있나요?"가 궁금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두 나라에서 쌓은 기간은 서로 인정됩니다. 한국과 캐나다는 1999년 5월 1일 발효된 사회보장협정을 맺고 있어서, 한국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캐나다 CPP·OAS 기간을 합산해 수급 자격을 판단합니다. 다만 합산은 자격의 문을 열어줄 뿐, 받는 금액을 늘려주지는 않습니다. 각 나라는 자국에서 쌓인 기간에 해당하는 몫만 지급합니다.
특히 국민연금 반환일시금은 모르고 지나쳤다가 크게 후회하는 지점입니다. 아래 수치와 기준은 모두 2026년 7월 기준입니다.
협정이 해주는 것, 해주지 않는 것
한-캐나다 협정은 이중가입 배제와 가입기간 합산을 모두 담은 "가입기간 합산 협정"입니다. 적용 대상은 다음 제도로 한정됩니다.
- 캐나다: CPP(Canada Pension Plan)와 OAS(Old Age Security)
- 한국: 국민연금법에 따른 국민연금
퀘벡 연금(QPP)에만 기여하신 분은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Retraite Québec에 따로 문의하셔야 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각국이 지급하는 금액이 그 나라 제도에서 인정되는 기간에만 근거한다고 명시합니다. 문이 열릴 뿐, 두 배로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가입기간 합산은 이렇게 계산됩니다
협정문에 환산 방식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고, 방향에 따라 규칙이 다릅니다.
| 받으려는 연금 | 상대국 기간 인정 방식 | 최소 요건 |
|---|---|---|
| 캐나다 CPP | 한국 가입 3개월 이상이 포함된 해를 CPP 기여 1년으로 인정 | 유효 기여 1회 이상, 만 60세 이상 |
| 캐나다 OAS | 1988년 1월 1일 이후 한국 가입 1개월을 캐나다 거주 1개월로 인정 | 캐나다 실제 거주 12개월 이상 |
| 한국 국민연금 | CPP 기여 1년을 한국 가입 12개월로 인정 | 한국 가입기간 12개월 이상 |
어느 쪽이든 최소한의 자국 기간은 필요합니다. 한국에서 6개월만 일하고 오셨다면 한국 연금 합산 대상이 아니고, 캐나다 거주가 1년이 안 되면 OAS 합산도 열리지 않습니다. 1988년 1월 1일 이전에 한국을 떠나셨거나 국민연금 가입 이력이 없다면 협정의 도움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중납부 면제와 파견근로자 적용증명서
협정의 또 다른 축은 보험료를 두 나라에 동시에 내는 상황을 막는 것입니다. 한국 회사가 직원을 캐나다로 보낼 때 파견 기간이 5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그 기간에는 한국 국민연금만 내고 캐나다 CPP는 면제받습니다. 반대 방향도 같습니다.
이때 필요한 서류가 적용증명서(Certificate of Coverage)입니다.
- 신청 주체는 근로자가 아니라 고용주입니다. 자영업자는 본인이 신청합니다.
- 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보낼 때는 캐나다 국세청(CRA), 한국에서 캐나다로 보낼 때는 국민연금공단에 신청합니다.
- 파견 후 원래 고용주에게 복귀할 의사가 전제되며, 영구 전보는 파견으로 보지 않습니다.
- 연장이 필요하면 기존 증명서 만료 전에 새로 신청하세요.
주의하실 점도 있습니다. 캐나다 CPP를 내면서 한국에 체류한 기간은 OAS 거주기간으로 인정되지만, 한국 국민연금이 적용되는 상태로 캐나다에 체류한 기간은 거주기간에서 빠집니다. 급여에서 어떤 항목이 빠져나가는지는 급여명세서 CPP·EI 공제 이해하기에서 확인해두세요.
반환일시금을 받으면 그 기간은 사라집니다
반환일시금은 그동안 낸 보험료에 이자를 더해 한 번에 돌려받는 제도입니다. 지급 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입기간 10년 미만인 사람이 60세가 된 경우
- 가입자가 사망했으나 유족연금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 국적을 상실하거나 국외로 이주한 경우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해외이주 신고를 하면 세 번째 사유에 해당합니다. 목돈이 들어오니 솔깃하지만 대가가 분명합니다. 반환일시금을 받으면 그 기간의 가입 이력이 소멸하고, 협정 의정서는 환급된 기간을 합산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 기간은 CPP·OAS 자격을 여는 데도 쓸 수 없게 됩니다.
| 내 상황 | 고려할 점 |
|---|---|
| 한국 가입기간이 10년(120개월)에 가까움 | 남겨두고 노령연금으로 받는 쪽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
| 한국 가입기간이 1~2년으로 짧음 | 합산 자격은 열리지만 한국 연금액 자체가 작습니다 |
| 캐나다 CPP 기여 기간이 짧아 자격이 아슬아슬함 | 한국 기간을 합산용으로 남겨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
이미 받으셨더라도 길은 있습니다. 다시 가입자가 되면 이자를 더해 반납해 가입기간을 되살릴 수 있습니다. 시민권 취득을 앞두셨다면 캐나다 시민권 신청 가이드와 함께 검토해보세요.
OAS 거주요건과 20년 규칙
OAS는 기여가 아니라 거주를 기준으로 합니다. 요건은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 구분 | 요건 |
|---|---|
| 캐나다에 살면서 수급 | 18세 이후 캐나다 거주 10년 이상, 승인 시점에 시민권자 또는 합법 거주자 |
| 캐나다 밖에 살면서 수급 | 18세 이후 캐나다 거주 20년 이상, 출국 전날 시민권자 또는 합법 거주자 |
여기서 협정이 결정적입니다. 캐나다 거주가 20년에 못 미쳐도 1988년 1월 1일 이후의 한국 가입기간을 합산해 20년을 채우면, 한국에 살면서도 OAS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 한국행을 염두에 두셨다면 가장 먼저 확인할 숫자입니다.
금액도 보시죠. 2026년 1~3월 기준 OAS 최대 월 지급액은 65~74세 742.31달러, 75세 이상 816.54달러이고, 2026년 순세계소득이 95,323달러(65~74세)를 넘으면 환수가 시작됩니다. CPP는 2026년 1월 기준 65세 신규 수급 최대액이 월 1,507.65달러이지만 실제 평균은 월 877.01달러(2026년 4월)로, 최대액은 40년 가까이 상한선에 맞춰 기여해야 나오는 숫자입니다.
캐나다에서 한국 연금을 받을 때 세금
한-캐나다 조세조약 제18조는 한 나라의 사회보장 법령에 따라 발생해 상대국 거주자에게 지급되는 급여는 발생한 나라에서만 과세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습니다.
- 캐나다 거주자가 받는 한국 국민연금은 조약상 한국에서만 과세
- 한국 거주자가 받는 CPP·OAS는 조약상 캐나다에서만 과세
다만 세금을 안 내는 것과 신고를 안 해도 되는 것은 다릅니다. 캐나다 세무 거주자는 전 세계 소득을 신고할 의무가 있고, 조약으로 면제되는 금액은 신고서에서 별도 처리합니다. 방식은 상황마다 다르니 회계사와 확인하세요. 신고가 처음이라면 캐나다 첫 세금신고 가이드를 먼저 읽어보세요.
정리: 지금 확인해두실 것
결국 두 나라의 기간을 정확히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 한국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몇 개월인지 조회하세요.
- My Service Canada Account에서 CPP 기여 내역서를 확인하세요.
- 두 기간을 더해 OAS 20년, 국민연금 10년 선에 얼마나 가까운지 계산하세요.
- 반환일시금은 계산이 끝난 뒤에 결정하세요. 순서를 바꾸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 신청 서식은 Service Canada가 한-캐 협정 전용으로 제공하며, 사는 곳에 따라 양식이 다릅니다.
제도와 금액은 매년 조정됩니다. 최신 정보는 Service Canada와 국민연금공단 공식 사이트에서 확인하세요. 연금은 가입 이력, 거주 기간, 시민권 취득 시점이 얽혀 결론이 달라집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