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오퍼 이메일을 열었는데 "This is a 12-month term position"이라는 문구를 보고 잠시 멈칫하신 적 있으신가요? 급여나 업무 내용은 정규직 채용공고와 똑같아 보이는데, 계약직(term/contract)과 정규직(permanent)은 캐나다 근로기준법상 적용받는 권리가 다릅니다. 특히 해고 통지, 베네핏 가입 조건, 실업급여(EI) 자격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사인하기 전에 이 부분을 확인해두면 나중에 놀랄 일이 줄어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BC·온타리오·알버타 모두 "12개월 이하 정해진 기간(definite term)"으로 채용된 계약직은 계약이 예정대로 끝날 때는 별도의 해고 통지 의무가 면제됩니다. 반대로 회사가 계약 기간 도중에 조기 해고하고 계약서에 유효한 조기해고 조항이 없다면, 오히려 정규직보다 더 큰 보상(남은 계약 기간 전체 급여와 베네핏)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베네핏은 법이 아니라 회사 정책에 따라 계약직에게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EI(실업급여)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자격이 박탈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오퍼를 받은 시점에 "이 자리가 계약직인지 정규직인지"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 BC·온타리오·알버타 3개 주 기준으로 비교하고, 사인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해 드립니다. (2026년 8월 기준)
계약직과 정규직, 법적으로 뭐가 다른가요
정규직(Indefinite/Permanent Employee)
종료일이 정해지지 않은 고용 관계입니다. 오퍼레터에 별도의 종료일이나 "특정 업무 완료 시" 같은 조건이 없다면 대부분 정규직으로 분류됩니다. 각 주 근로기준법상 해고 시 근속연수에 비례한 통지기간(또는 통지 대신 지급하는 보상금) 의무가 발생합니다.
계약직(Fixed-term/Definite Term Employee)
오퍼레터나 계약서에 시작일과 종료일, 또는 "프로젝트 완료 시까지" 같은 특정 업무 종료 조건이 명시된 고용입니다. 이 "정해진 기간"이라는 요건이 정규직과 법적으로 다른 취급을 받는 핵심 조건이 됩니다.
해고 통지 의무, 계약 만료와 조기 해고는 다릅니다
계약직이라고 해서 해고 통지 규정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계약이 예정대로 끝나는 경우"와 "회사가 중간에 자르는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아래는 정규직(또는 12개월을 초과하는 장기 계약직)에게 적용되는 최소 통지 기간을 주별로 비교한 표입니다. (2026년 8월 기준)
| 근속기간 | BC | 온타리오 | 알버타 |
|---|---|---|---|
| 3개월 | 1주 | 1주 | 1주 |
| 1년 | 2주 | 2주 | 1주 |
| 2년 | 2주 | 2주 | 2주 |
| 4년 | 4주 | 4주 | 4주 |
| 6년 | 6주 | 6주 | 5주 |
| 8년 | 8주(상한) | 8주(상한) | 6주 |
| 10년 이상 | 8주 | 8주 | 8주(상한) |
그런데 12개월 이하로 정해진 기간(definite term) 또는 특정 업무 완료 조건으로 채용된 계약직은 세 주 모두 위 표의 통지 의무에서 면제됩니다. 즉 계약 종료일에 자연스럽게 계약이 끝나면 회사가 추가로 통지하거나 보상금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이 면제에는 공통적으로 두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 계약 기간이 끝나기 전에 회사가 먼저 해고하는 경우 — 통지 의무(또는 보상)가 발생합니다.
- 계약 종료 후에도 같은 자리에서 3개월 이상 계속 근무하는 경우 — BC와 온타리오는 근속 기산일이 최초 계약 시작일로 소급되어, 그 시점부터는 정규직과 동일한 통지 보호를 받습니다.
더 중요한 부분은 조기 해고 시 계약서에 유효한 termination clause(조기해고 조항)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법정 최소 기준이 아니라 계약서상 "남은 계약 기간 전체"에 해당하는 급여와 베네핏 가치를 보상받아야 한다는 판례가 많습니다. 즉 계약직이 오히려 정규직보다 더 큰 보상을 받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 해고 상황에서 받아야 할 금액이 궁금하다면 캐나다에서 해고당했을 때 받아야 할 돈을 함께 참고하세요.
베네핏(복리후생) 가입, 계약직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나요
최저임금, 초과근무수당, vacation pay(연차수당), 공휴일수당 같은 근로기준법상 기본 권리는 계약직·정규직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하지만 회사가 자율적으로 제공하는 extended health/dental 같은 그룹 베네핏은 법이 아니라 회사 정책의 영역입니다. "정규직으로 3개월 이상 근속해야 가입" 같은 자체 조건을 두는 회사가 많고, 계약직은 계약 기간이 짧다는 이유로 아예 그룹 베네핏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오퍼레터에 베네핏 가입 시작일과 조건이 명시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베네핏 항목별로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는 캐나다 직장 베네핏 완전 정리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EI(실업급여) 자격, 계약 만료 후에도 신청할 수 있나요
Service Canada 기준으로 "계약이 끝났다"는 사실 자체는 EI 자격을 박탈하는 사유가 아닙니다. 최근 52주 동안 거주 지역 실업률에 따라 정해지는 보험적용시간(insurable hours) 420~700시간을 채웠다면 계약직이든 정규직이든 동일하게 EI 정규급여(regular benefits)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계약 종료 시 고용주가 ROE(Record of Employment, 고용기록)를 발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ROE의 퇴직 사유 코드가 "계약 만료"로 정확히 기재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청 절차와 필요 서류는 캐나다 실업급여 EI 신청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갱신 여부와 커리어에 미치는 영향
계약이 반복 갱신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정규직"이라는 타이틀이 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대로 BC·온타리오는 계약 종료 후 3개월 이상 같은 자리에서 계속 근무하면 법적으로 정규직과 동일한 통지 보호가 적용됩니다. 반면 갱신이 계속 반복되더라도 매번 새 계약서에 새 종료일이 명시되고 3개월의 공백 없이 이어진다면, 실무에서는 여전히 계약직 신분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는 계약직 신분이 모기지 대출 심사, 렌트 계약, 이민 스폰서십 서류 등에서 "고용 안정성"을 낮게 평가받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계약 갱신 이력이나 갱신 예정 여부를 문서로 남겨두면 이런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퍼 받기 전 체크리스트
- 오퍼레터에 종료일 또는 특정 업무 완료 조건이 명시돼 있는지
- 조기해고 시 보상 조항(termination clause)이 있고, 각 주 근로기준법 최소 기준을 충족하는지
- 베네핏 가입 시작일과 조건이 명시돼 있는지
- 갱신 가능성에 대한 문구("may be renewed" 등)가 있는지, 자동갱신인지 재계약인지
- RRSP 매칭, 유급휴가 적립 등 부가 혜택이 계약직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정리
계약직과 정규직의 가장 큰 차이는 계약이 예정대로 끝날 때 회사가 별도 통지 의무를 지느냐입니다. 12개월 이하 계약이 예정대로 끝나면 통지 의무가 면제되지만, 계약서에 조기해고 조항이 없는 상태에서 중간에 해고되면 오히려 계약직이 더 큰 보상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베네핏은 회사 정책 영역이라 오퍼레터를 꼼꼼히 확인해야 하고, EI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 오퍼를 받으면 서명 전에 종료일, 조기해고 조항, 베네핏 조건, 갱신 가능성을 먼저 확인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