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해고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 두 가지를 동시에 걱정하게 됩니다. 당장의 생활비, 그리고 체류 신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받아야 할 돈입니다.
먼저 핵심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본인 잘못이 없는 해고(without cause)라면 고용주는 사전 서면통보를 하거나, 그 기간만큼의 급여를 지급해야 합니다. 근속 3개월을 넘겼다면 BC·온타리오 모두 해당됩니다. 그리고 온타리오에는 이와 별개로 severance pay라는 두 번째 지급 의무가 있습니다.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제도인데 한국어로 둘 다 '퇴직금'으로 번역되면서 혼동이 생깁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7월 기준 BC 고용기준(Employment Standards)과 온타리오 ESA 공식 안내를 확인해 정리했습니다. 규정은 개정되므로 실제 상황에서는 공식 사이트와 전문가 상담을 병행해 주세요.
BC: '근속 기간에 따른 보상' 하나로 정리됩니다
BC는 제도가 단순합니다. 고용주는 서면 근무통보(working notice)를 주거나, 그에 해당하는 금액을 compensation for length of service로 지급하거나, 둘을 섞어서 처리합니다.
| 근속 기간 | 통보 또는 지급액 |
|---|---|
| 3개월 이하 | 없음 |
| 3개월 초과 | 1주 |
| 1년 초과 | 2주 |
| 3년 초과 | 3주 + 이후 1년마다 1주 추가 (최대 8주) |
'1주치 급여'는 최근 8주간 받은 임금 총액을 8로 나눈 금액입니다. 급여, 커미션, 법정공휴일 수당, 유급휴가가 모두 포함되고 초과근무 수당은 제외됩니다. 시간이 들쭉날쭉한 시급직에게 특히 중요한 계산 방식입니다.
지급 시기도 명확합니다. 고용주가 고용을 종료한 경우 마지막 근무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모든 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본인이 그만둔 경우는 6일 이내). 여기서 말하는 임금에는 정규 급여, 초과근무 수당, 법정공휴일 수당, 근속 보상, 미사용 휴가수당이 모두 들어갑니다.
BC에서 못 받는 경우
- 본인이 사직하거나 은퇴한 경우, 정당한 사유(just cause) 해고
- 연속 3개월을 채우지 못한 경우
- 온콜(on-call) 방식으로 건별 업무를 수락·거절하는 근무 형태
- 주된 사업이 건설업인 고용주의 건설 현장 근로자
- 합리적인 대체 근무 제안을 거절한 경우
- 시작·종료일이 정해진 기간제 또는 12개월 이내 완료되는 특정 업무 (단, 예정 종료일에서 3개월 이상 더 일하면 통보·지급 의무 발생)
온타리오: termination pay와 severance pay는 별개입니다
① Termination pay (해고 통보 대신 주는 돈)
연속 3개월 이상 근무했다면 고용주는 서면 통보 또는 그만큼의 급여를 줘야 합니다.
| 근속 기간 | 필요 통보 기간 |
|---|---|
| 1년 미만 | 1주 |
| 1년 이상 3년 미만 | 2주 |
| 3년 이상 4년 미만 | 3주 |
| 4년 이상 5년 미만 | 4주 |
| 5년 이상 6년 미만 | 5주 |
| 6년 이상 7년 미만 | 6주 |
| 7년 이상 8년 미만 | 7주 |
| 8년 이상 | 8주 |
중요한 부수 규정 두 가지가 있습니다. termination pay에도 휴가수당(vacation pay)이 붙고, 고용주는 통보 기간 동안 복리후생(benefits) 보험료 납입을 계속해야 합니다. 즉 8주치를 일시금으로 받는다면 그 8주 동안의 의료·치과 보험도 유지되어야 합니다.
지급 시기는 고용 종료 후 7일째 되는 날 또는 다음 정기 급여일 중 늦은 날입니다.
② Severance pay (장기 근속자에 대한 별도 보상)
이건 완전히 다른 제도입니다. 해고 통보를 대신하는 돈이 아니라, 오래 근무한 직원이 잃는 것(연공 등)을 보상하는 성격입니다. 자격이 되면 termination pay에 더해서 받습니다.
받으려면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 해당 고용주에게 5년 이상 근무 (연속이든 아니든, 실제 근무 중이든 아니든 합산)
- 고용주가 전 세계 기준 급여 총액 250만 달러 이상이거나, 사업의 전부·일부 영구 폐쇄로 6개월 내 50명 이상을 해고
계산은 정규 주급 × (완료된 근속 연수 + 완료된 개월 수 ÷ 12)이고, 상한은 26주입니다. 온타리오 정부 예시를 그대로 보면, 주 40시간·시급 $25(주급 $1,000)로 7년 9개월 근무한 경우 7 + 0.75 = 7.75를 곱해 $7,750이 됩니다.
지급 시기는 termination pay와 같지만, 직원의 서면·전자 동의나 고용기준국장 승인이 있으면 최대 3년까지 분할 지급이 가능합니다. 분할 중 한 번이라도 미지급되면 잔액 전체가 즉시 지급 의무로 바뀝니다.
'정당한 사유(just cause)'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고용주가 "성과가 안 나와서"라며 아무것도 주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BC 정부 안내는 이 부분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업무 수행 능력 부족이나 지각·결근 같은 경미한 위반은 just cause가 아닙니다. just cause는 절도, 사기, 부정직, 폭행·괴롭힘, 회사 규정의 중대한 위반 같은 심각한 사안을 말합니다.
성과 문제로 무보상 해고를 하려면 고용주가 다음을 모두 입증해야 합니다.
- 합리적인 기준을 명확히 알렸다
- 기준에 못 미치고 있음을 알렸다
- 개선할 시간과 도움을 충분히 줬다
- 개선하지 않으면 해고된다고 경고했다
- 그 후에도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온타리오도 비슷합니다. ESA에서 제외되는 것은 "경미하지 않고 고용주가 묵인하지 않은 고의적 비행·불복종·직무 태만"이며, 의도치 않은 실수나 우발적 업무 부실은 일반적으로 '고의'로 보지 않습니다.
레이오프인데 사실상 해고인 경우
"일감이 없어서 잠깐 쉬라"는 임시 레이오프가 길어지면 법적으로 해고로 전환됩니다.
온타리오 기준으로 임시 레이오프는 연속 20주 중 13주 이내가 원칙이고, 급여나 보험료 지원이 계속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연속 52주 중 35주 미만까지 인정됩니다. 이 범위를 넘기면 고용주가 레이오프 첫날에 해고한 것으로 간주되고 termination pay 지급 의무가 생깁니다. 2025년 11월 27일부터는 서면 합의와 고용기준국장 승인을 전제로 한 연장 임시 레이오프 제도가 추가됐습니다.
또 하나 알아 두실 개념이 추정해고(constructive dismissal)입니다. 고용주가 동의 없이 근로조건의 핵심을 크게 바꾸면(급여 대폭 삭감, 근무지·근무시간·직위의 중대한 불이익 변경, 괴롭힘, "그만두든지 잘리든지" 식의 최후통첩) 직원이 합리적인 기간 안에 사직할 경우 해고로 취급됩니다. 판단이 까다로운 영역이라 성급히 사직서를 내기 전에 상담을 받으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집단 해고: 규정이 달라집니다
온타리오는 4주 이내에 한 사업장에서 50명 이상을 해고하면 집단해고 규정이 적용됩니다. 이때 통보 기간은 근속 연수가 아니라 해고 인원 수로 정해집니다.
| 해고 인원 | 통보 기간 |
|---|---|
| 50~199명 | 8주 |
| 200~499명 | 12주 |
| 500명 이상 | 16주 |
고용주는 Form 1을 고용기준국장에게 제출해야 하고, 국장이 이를 접수하기 전에는 통보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2023년 10월 26일부터는 전적으로 재택근무만 하는 직원의 자택도 '사업장'에 포함되어 인원 계산에 들어갑니다. 또 2025년 11월 27일부터 집단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은 통보 기간 중 구직 활동을 위한 무급 구직휴가 최대 3일을 쓸 수 있습니다.
BC는 한 장소에서 2개월 내 50명 이상을 해고할 경우 각 직원, 노동부 장관, 노조에 집단해고 서면 통보를 해야 합니다.
법정 최저선과 그 위의 권리
여기가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위에서 정리한 금액은 법이 정한 최저선일 뿐입니다. BC와 온타리오 정부 모두 명시적으로 그렇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보통법(common law)상 '합리적 통보' 권리는 법정 최저선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권리는 고용기준 기관이 아니라 법원에서 부당해고(wrongful dismissal) 소송으로 다투게 됩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선택이 걸려 있습니다. 같은 해고 건에 대해 고용기준 클레임과 부당해고 소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없습니다. 온타리오 ESA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고용주가 제시한 합의안에 서명하기 전에, 그리고 클레임을 넣기 전에 노동법 변호사 상담을 한 번 받아 보시길 권하는 이유입니다.
문의처는 BC는 고용기준국(Employment Standards Branch), 온타리오는 고용기준 정보센터 1-800-531-5551입니다.
해고 이후 바로 해야 할 일
- 서면으로 받으세요. 해고 통보, 사유, 지급 내역을 문서로 확보합니다. 구두 통보만 있다면 이메일로 확인 요청을 보내 기록을 남기세요.
- ROE(고용기록서)를 확인하세요. 고용주가 Service Canada에 제출하는 서류로, EI 신청의 기초가 됩니다. 사유 코드가 사실과 다르면 EI 심사에 영향을 줍니다.
- EI를 바로 신청하세요. 늦게 신청하면 수급 기간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절차는 캐나다 실업급여 EI 신청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 합의서에 바로 서명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합의서에는 추가 청구를 포기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금액이 법정 최저선에 딱 맞춰져 있다면 검토할 여지가 있습니다.
- 워크퍼밋 소지자라면 신분 문제를 확인하세요. 고용주 지정 워크퍼밋(closed work permit)이라면 해고와 동시에 일할 수 없게 됩니다.
정리
BC는 최대 8주치 근속 보상 하나로 끝나고, 온타리오는 최대 8주 termination pay에 조건이 맞으면 최대 26주 severance pay가 더해집니다. 두 주 모두 '정당한 사유' 해고의 문턱은 높고, 성과 부진만으로는 무보상 해고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급여명세서 항목이나 미사용 휴가수당 계산이 헷갈리신다면 캐나다 급여명세서 이해하기와 캐나다 직장 휴가 제도 완전 정리를 함께 보시면 최종 정산 금액을 검증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노동법은 주마다 다르고 연방 규제 산업(은행·항공·통신 등)은 또 다른 법이 적용됩니다. 개인 상황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금액이 큰 사안은 노동법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