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잡오퍼를 받으면 연봉 옆에 "full benefits package"라는 한 줄이 따라옵니다. 그런데 정확히 무엇이 포함되는지, 그게 실제로 얼마짜리인지 물어보기가 애매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캐나다 직장 베네핏은 법으로 정해진 것과 회사가 얹어 주는 것으로 나뉩니다. 법정 항목은 어느 회사든 같지만, 회사가 제공하는 그룹 보험과 퇴직연금은 회사마다 천차만별이고 연봉으로 환산하면 수천 달러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두 개의 오퍼를 비교할 때 기본급만 보면 판단을 그르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각 항목이 무엇인지, 세금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리고 오퍼를 받았을 때 무엇을 물어봐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
1. 법정 항목: 회사가 선택할 수 없는 부분
다음은 회사 재량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진 항목입니다. 급여명세서에서 공제 항목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CPP/QPP — 공적연금 기여금. 근로자와 고용주가 나눠 냅니다.
- EI — 고용보험. 실업급여, 출산·육아휴직 급여의 재원입니다.
- 주 의료보험 — BC의 MSP, 온타리오의 OHIP 등 기본 진료.
- 산재보험 — WorkSafeBC, WSIB 등. 보험료는 고용주가 전액 부담합니다.
- 유급휴가·공휴일·병가 — 주 노동법이 정한 최소 기준.
공제 항목의 의미는 급여명세서 공제 항목 가이드에, 휴가와 병가 최소 기준은 휴가·공휴일·병가 가이드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2. 그룹 의료·치과 보험이 핵심입니다
주 의료보험은 의사 진료와 병원비를 다루지만, 처방약·치과·안경·물리치료·심리상담은 대부분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공백을 메우는 것이 회사의 그룹 보험입니다. 한인 가정에서 체감 차이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합니다.
| 보장 항목 | 흔한 조건 |
|---|---|
| 처방약 | 연간 한도 + 자기부담 비율(70~90%) |
| 치과 | 기본 진료 80~100%, 보철·교정은 별도 한도 |
| 안경·시력검사 | 2년마다 $200~$400 수준이 흔함 |
| 물리치료·카이로·마사지 | 항목별 연간 한도 또는 회당 한도 |
| 심리상담 | 연간 한도. 최근 확대되는 추세 |
| 여행 의료보험 | 단기 해외 체류 시 적용 |
중요한 세금 포인트가 있습니다. 고용주가 사적 의료보험(PHSP, 의료·치과 플랜)에 내는 보험료는 과세 대상 혜택이 아닙니다. 즉 같은 금액을 현금으로 받는 것보다 세금 면에서 유리합니다(퀘벡은 주세 처리가 다릅니다). 반면 그룹 정기 생명보험의 고용주 부담분은 과세 대상이며 T4에 반영됩니다.
3. 장애보험: 가장 저평가되는 항목
단기장애(STD)와 장기장애(LTD)는 병이나 사고로 일할 수 없게 됐을 때 소득의 일부를 대체해 줍니다. 보통 세전 급여의 60~70% 수준입니다. 젊을수록 관심이 적지만, 실제로 가계를 지켜 주는 건 이쪽입니다.
여기에 알아 두면 좋은 규칙이 있습니다. 보험료를 본인이 전액 부담하면 나중에 받는 급여가 비과세이고, 고용주가 부담하면 수령액이 과세됩니다. 그래서 일부 회사는 일부러 LTD 보험료를 직원 부담으로 설계합니다. 급여명세서에서 LTD가 공제되고 있다면 손해가 아니라 오히려 유리한 구조일 수 있습니다.
4. 퇴직연금과 저축 지원
| 제도 | 내용 |
|---|---|
| Group RRSP + 매칭 | 가장 흔한 형태. 회사가 급여의 3~5%를 매칭하는 경우가 많음 |
| DPSP | 회사만 납입하는 이익분배형. 보통 매칭과 함께 설계 |
| DC 연금 | 납입액이 정해진 연금. 인출 제한이 더 강함 |
| DB 연금 | 수령액이 정해진 확정급여형. 공공부문에 주로 남아 있음 |
매칭은 사실상 즉시 확정되는 추가 급여입니다. 회사가 3%를 매칭하는데 본인이 넣지 않으면 그 3%는 그냥 사라집니다. 다만 매칭 자금에는 vesting(일정 근속 전 퇴사 시 회사 몫을 못 가져가는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으니 계약서를 확인하세요. RRSP 자체의 성격은 TFSA vs RRSP 가이드에서 비교했습니다.
5. HSA와 그 밖의 항목
HSA(Health Spending Account)는 회사가 매년 일정 금액을 배정해 주고, 직원이 의료·치과 비용에 자유롭게 쓰는 계좌입니다. 요건을 갖추면 인출액이 과세되지 않습니다. 보험이 커버하지 않는 항목이나 자기부담금을 메우는 데 유용합니다.
그 외에 자주 보이는 항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 EAP — 심리상담, 법률·재무 상담을 익명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 이미 회사에 있는데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교육비 지원 — 직무 관련 자격증·과정 비용. 요건을 갖추면 과세되지 않습니다.
- 재택근무 수당, 헬스장 보조금, 통신비 지원 — 항목에 따라 과세 여부가 갈립니다.
6. 오퍼를 받았을 때 물어볼 질문
"베네핏 좋아요"라는 답변만으로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아래 질문을 하시면 실제 가치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 보험 적용은 입사 즉시인가요, 대기 기간(보통 3개월)이 있나요?
- 보험료의 고용주 부담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 배우자와 자녀도 포함되나요? 추가 비용이 있나요?
- 처방약·치과의 연간 한도와 자기부담 비율은 얼마인가요?
- RRSP 매칭 비율과 vesting 조건은 무엇인가요?
- LTD 보험료는 누가 부담하나요?
- HSA가 있다면 연간 한도는 얼마인가요?
가능하면 보험 안내서(benefits booklet)를 요청해 보세요. 한도와 예외가 여기에 다 적혀 있습니다. 면접 단계에서 묻기 부담스럽다면 오퍼를 받은 뒤 수락 전에 요청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면접 흐름은 캐나다 면접 문화 가이드를 참고하세요.
7. 배우자와 겹치면 둘 다 쓰세요
부부가 각자 회사 보험이 있다면 coordination of benefits로 두 보험을 순차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보험에서 80%를 받고 남은 20%를 두 번째 보험에 청구하는 식입니다. 자녀 청구는 보통 생일이 빠른 쪽 부모의 보험을 먼저 청구하는 규칙을 씁니다. 이걸 모르고 한쪽만 쓰는 가정이 많습니다.
정리
베네핏은 눈에 잘 안 보이지만 연봉으로 환산하면 수천 달러 단위입니다. 특히 처방약·치과 보장이 있는지, RRSP 매칭이 있는지, 대기 기간이 얼마인지 세 가지만 확인해도 두 오퍼의 실질 차이가 드러납니다.
회사 플랜은 계약 내용에 따라 세부 조건이 크게 다르므로, 반드시 본인의 안내서를 확인하시고 세금 처리가 걸린 사안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